“내 고향이 거제돕니다”하면 열에 여덟 아홉은 “좋은 곳에 사시는군요”란 대답을 준다. 살기가 좋아서 좋다는 얘긴지, 아니면 ‘섬’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려 ‘좋은 곳’에 산다는 건지, 이런 얘길 듣다보면 가끔 헷갈릴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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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인들에겐 버겁고 힘들어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 먼 여행길이지만 그만큼 곱고 아름다운 ‘섬’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평생 두 다리로 밟고 살아갈 내 고향 ‘거제도’를 새해를 맞아 여행길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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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갈도와 함께 크고 작은 바위들이 창처럼 서있다. 돛대바위, 거북바위, 미륵바위, 신랑각시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가 해금강 앞에 흩어져 있다. ‘금강’이란 이름에는 거칠다는 뜻이 포함돼 있고 바윗돌 하나도 무르지 않고 단단하며 날카로운 것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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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자연은 척박할수록 아름답다’고 했던가. 뿌리를 박고 사는 그곳 주민들에겐 미안한 얘기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해금강은 그렇다는 말이다. 바람에 내몰린 파도는 쉴 새 없이 절벽에 부딪히고 차가운 바람 속에 바윗 덩어리들이 수만년을 버텨왔다.
관광객들은 한 시간만이라도 바람을 맞고 있으면 피부도 석류처럼 터져버릴 것 같다. 그런 바다 속에 새벽부터 고깃배가 떠있다. 물고기 한 상자라도 건지기 위해 시린 바다와 싸우는 어부들에게서 희망이 보인다.
해금강의 1월. 맑은 날에는 흰 해와 흰 달을 바다와 하늘에 각각 하나씩 띄운다. 그리고 또 뒤돌아보면 작은 소나무 한그루가 문지기처럼 절벽 위에 우뚝 서 있다. 천년송이다.
천년송은 흙 한줌 없는 기암괴석의 절벽 위에 마치 우리들의 위태로운 역사처럼 그렇게 매달려 있다. 이른바 해금강의 수호송이라 불리는 저 소나무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오늘도 저렇게 위태로이 벌을 서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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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마을을 등지고 태평양을 향한 망산. 그리 높진 않으나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명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이곳 망산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크고 작은 섬들이 파도를 막아 선 모습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하다. 때문에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 시 한수씩 마음속에 담고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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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앞 해변에는 한가로운 어선 두어 척과 대소병대도와 다포도 등으로 불리는 8개의 섬들이 원근감 있게 배치돼 있다. 여차해변은 영화 ‘은행나무 침대’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여차에서 홍포 방면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대소병대도를 비롯, 대소매물도, 멀리 어유도, 가왕도, 홍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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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 몽돌해변은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몽돌해안이다. 거제도 해안 칠백리 곳곳이 남해바다를 품은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즐비하다. 40여개에 이른다. 이중 절반이 넘는 20여개가 몽돌해안이다.
파도와 바람은 산들을 거칠게 깎아 해금강을 만들어놓고 바윗돌은 굴리고 굴려 모난 곳 하나 없는 몽돌을 만들어 놓았다. 아무리 모난 것들도 자연 앞에선 맞설 수 없다. 세월은 끝내 모난 것들을 바꿔놓고 만다.
거제의 겨울. 얼마 남지 않은 겨울바다를 보고싶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간단한 도시락 하나 싸들고 가족들과 함께 거제의 남녘 겨울바다를 향해 떠나자. 바다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석양도 놓치지 마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