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민단체 공노조 사무실 폐쇄 규탄성명

공무원노조 강제폐쇄 시한을 하루 앞두고 거제시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이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거제시가 공무원노조에 대한 강제봉인작업에 나설 경우 필요하다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무원노조 사무실 강제폐쇄 지침을 강력히 규탄한다

2002년 공무원노동조합이 설립한 이래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무력화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왔다. 정부는 지금까지 600여명의 공무원을 구속 등 사법처리하고 4,000여명의 공무원을 파면 징계했으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공무원노조 특별법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그뿐인가. 지난 8월3일 행자부 장관은 ‘불법 공무원단체 사무실 폐쇄 지침’을 통해 모든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폐쇄하고 공무원의 탈퇴를 적극 독려하라고 요구하며 미이행자치단체에 대해 특별교부세 삭감, 각종 국책사업 선정 시 배제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지방자치단체를 협박하고 있다.

우리는 공무원노조를 불법단체로 규정한 정부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공무원노조가 설립신고를 하지 않고 법외노조로 있는 것은 공무원노조특별법의 악법성 때문이다. 이미 대법원판례를 통해서도 노조의 지위와 권리가 보장되고 있다. 단체교섭권까지 가진 불법단체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오히려 불법은 법외노조를 불법단체로 매도하면서 탈퇴를 강요하는 행정자치부가 저지르고 있지 않은가.

공무원노조는 과거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했던 공무원들이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척결의 기치를 들고 출범했다. 10만이 넘는 공무원들이 자주적으로 설립한 노조를 불법으로 모는 것은 공직사회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적 기대에 거스르는 것이며 오히려 더 큰 투쟁을 촉발시킬 뿐이다. 언제까지 노동탄압국이라는 국제적 망신을 받을 것인가.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행정적, 재정적 불이익에 관한 부분이다. 특별한 재정수요가 발생할 때 법적으로 교부하게 되어 있는 특별교부세와 공무원노조와 무슨 관계인가. 가뜩이나 취약한 재정구조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는 자치단체에 대해 돈을 미끼로 협박하는 것은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을 가로막는 것이며 거제시민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가 그토록 강조한 지방화와 지방분권이 이러한 것인가.

우리는 행정자치부의 불법적 행위가 국민의 뜻을 명백히 거스르고 공직사회 개혁에 대한 무의지와 지방자치 포기행위임을 엄중히 경고하며 공무원 노조사무실에 대한 강제폐쇄에 맞서 공무원노조와 지방자치를 염원하는 거제시민들과 함께 싸울 것임을 천명한다.

거제시장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수장답게 행자부의 명분없는 탄압의 대리인으로 나서지 말고 시민의 입장에서 서 주길 바란다. 얼토당토 않는 ‘불법노조’ 용어에 현혹되지 말고 진정 불법 비리와 관행을 일삼아 온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힘쓰고 있는 공무원노조를 격려하면서 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파트너쉽을 발휘할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2006년 9월 21일
경실련, YMCA, YWCA, 참교육학부모회, 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21일 오후1시 거제시청 브리핑룸에 기자회견에는 거제경실련, 거제YMCA, 거제YWCA, 참교육학부모회,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이 참석했다.

거제시공노조 배병철지부장은 “거제시가 7년째 자주적 민주적으로 사용해오던 노조사무실폐쇄 방침을 정한 것은 심지어 지부차량과 사무집기까지 시의회의 승인을 거친 시민적 합의를 무시하는 명백한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거제시가 경찰력을 동원 22일 오후3시로 예정된 노조사무실 ‘강제봉인’에 나설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아낼 것” 이라고 밝혀 봉인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물리적 충돌까지 예상되고 있다.

강학도 거제YMCA 이사장은 시민단체 지지발언을 통해 “정부의 공노조 사무실 강제폐쇄에 강력항의하며 앞으로 거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노조와 뜻을 같이해 당당한 노조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소속 이상문 거제시의원은 “행자부가 공무원노조 탈퇴를 독려하는 과정에 미이행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특별교부세 삭감하고 각종 국책사업 선정에 배제하겠다고 했다. 이는 공무원탄압 잘하는 자치단체를 지원하겠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거제시장은 정부의 잘못된 지시에 부응해서는 안 된다” 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공노조 사무실은 시민의 것이다. 사무실을 폐쇄하려면 시민의 여론을 수렴해야 하고 시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기구가 의회이며 의회는 이미 승인했다. 만약 폐쇄가 진행되더라도 거제시 만큼은 전국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집행되는 자치단체로 남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