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혼을 한 직장인 최모씨(36•남)는 “이혼 후 당분간은 혼자 지낼 계획이었다. 한창 일할 때인 만큼 일과 자기개발에 전념할 계획이었는데, 경기 불황이 좀처럼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많이 힘이 들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직장에서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힘이 들었고,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서 의지할 만한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느껴 재혼을 결심했다.”

두 달 전 실직을 했다는 김모씨(32•여)는 “두 달 전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실직을 당했다. 지금 당장은 실업급여로 지내고 있지만 앞으로 생활이 막막하기도 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사람이 필요해 재혼정보회사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의 여파로 재혼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결혼을 늦추고 있는 초혼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라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자사회원 재혼 희망자 568명(남252명, 여316명)을 대상으로 ‘경기불황이 재혼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남성의 51%, 여성의 39%가 ‘영향을 미친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어 남성은 ‘약간 그렇다’(37%), ‘아니다’(12%)로 답했고, 여성은 ‘약간 그렇다’(43%), ‘아니다’(18%)로 답하여 재혼 희망자들이 재혼을 결심하는데 경기 불황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이유로 경기 불황 중 재혼을 결심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남성의 41%는 ‘심리적 안정’, 여성의 33%는 ‘경제적 안정’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뒤를 이어 남성은 ‘자녀 양육’(24%), ‘가족•친지의 권유’(20%), ‘경제적 안정’(13%), ‘기타’(2%)의 순으로 답하였고, 여성은 ‘심리적 안정’(28%), ‘자녀양육’(22%), ‘가족•친지의 권유’(14%). ‘기타’(3%)의 순으로 답하였다.

이는 25일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남자 재혼은 5만 7217건으로 전년 대비 0.1%, 여자 재혼은 6만 2768건으로 전년 대비 1.4%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가연결혼정보회사 또한 재혼 희망 회원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10% 늘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가 언제 소강될지 모르는 시점에서 사회 안팎으로 겪는 고충을 결혼으로 완화시키려는 심리상태가 재혼 급증으로 이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