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 인생이 무서워...”

김지영이 남편 이종혁의 서운한 한 마디에 결국 쌓여있던 감정을 폭발시켰다. 망가진 수도꼭지처럼 쏟아지는 눈물에 시청자들도 함께 울컥했다.

지난 31일일 방송된 KBS 주말연속극 ‘결혼해주세요’(극본 정유경, 연출 박만영/제작 에이스토리) 13회분에서 정임(김지영)은 남편 태호(이종혁)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서방과 좋은데 가서 데이트라도 해라. 그리고 남편을 믿으라”는 친정아버지 기남(장용)의 따끔한 충고를 받아들였기 때문.

사실 정임은 태호의 말과 달리 세미나에 서영(이태임)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실망한다. 물론 태호 역시 서영이 세미나에 발제자로 특별 초청됐다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해서 빚어진 오해였다. 그러나 정임에게 충분히 의심을 살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아버지의 충고대로 “남편을 믿겠다”고 결심한 정임은 태호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방송국을 찾고, 서영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순간 상실감에 젖어들지만, 이내 곧 다시 맘을 추스른다.

태호와 오랜만에 좋은 곳에서 식사 데이트를 하던 정임은 남편을 한껏 추켜세우며 “당신에게 잘 해주겠다”고 거듭 강조하더니, “내가 여자로 보이기는 해? 솔직히 말해봐”라고 웃으며 질문한다. 눈치 없는 태호는 “나는 당신이 무섭고 불쌍하다”라고 답하고, 설마 했던 답변을 들은 정임은 꾹꾹 누르고 있었던 서러움이 폭발한다.

정임은 눈물을 흘리며 “그래 태호씨 나도 내 인생이 무서워. 나는 뭐야, 어떤 존재야”라고 호소하지만, 태호에게는 정임의 행동에 타인의 시선이 쏠리는 것만이 창피할 뿐이다. 거짓말과 무관심으로 자신을 서운하게 만들고 있는 태호에 대한 복잡한 감정에 정임은 눈물을 그치지 못한다.

이러한 정임의 감정신은 특히 주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공감대를 얻어냈다. 시청자들은 “태호가 다른 여자에게 맘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아내를 속이고 아내와 가정에 점점 무관심해져가는 모습에 정임이 서러운 감정을 가졌을 것”이라며 “정임의 맘이 십분 공감이 간다. 흐느끼는 모습이 정말 안쓰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