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건축허가한 아파트가 세워질 경우 장승포항의 조망권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모닝뉴스 보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바다를 낀 남해안 도시들의 경관에 대한 과제를 던졌다는 평가다.
모닝뉴스는 지난 10일 ‘거제 장승포항 스카이라인 사라진다’ 는 제목으로 이 문제를 다뤘으며 도내 일간신문을 포함한 많은 지역언론들이 잇따라 후속보도 했다.
이 보도는 거제시가 지난 5월 9일 장승포동 529-7번지 등 일대(31필지) 1만2600여㎡의 거제세관 뒤 산자락에 지상 10~16층의 아파트 3동(180세대)의 건축을 허가하자 지난 9월 하순 뒤 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장승포지역 주민들이 장승포항을 대표하는 스카이라인을 망치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아파트 부지 뒤편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시설인 애광원 측은 거제시의 건축허가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을 지낸 유진오씨는 최근 지역신문 칼럼을 통해 조망권과 스카이라인에 대해 심도있게 되짚었다.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권리를 조망권이라 하며, 건축물의 지붕과 잇닿은 하늘의 선 또는 윤곽을 스카이라인이라고 한다” 며 “남해안의 절경 거제에 살면서 바다를 바라볼 수 없게 되고, 천혜의 미관을 그르치는 도시경관 훼손이 시정(市政)에 의해 빚어졌다면 이는 시민들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마땅하다” 고 지적했다.
바라다보면 흐뭇하고 정서적 안정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도시경관과 스카이라인은 공공(公共)의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승포항을 이렇게 평가했다.
“장승포항은 그 풍광(風光)이 너무 수려해 이탈리아 나폴리만 외곽의 세계적 미항인 소렌토(Srrento)에 비유되고 있다. 한해 100만명이 넘는 지심도․외도․해금강 관광객들은 장승포항으로 되돌아오는 뱃길에서 바라다보는 장승포항의 미관은 거의가 ‘오래도록 잊지 못하는 거제의 아름다움’” 이라고 극찬했다.
유럽의 어느 마을을 연상케 하는 애광원(愛光院)의 전경과, 은빛 돛을 달고 달리는 범선(帆船)을 형상화한 빼어난 건축미가 돋보이는 거제문화예술회관의 장관(壯觀)을 들며, “산허리에 빨간 지붕을 이고 있는 40여동의 하얀 건물들이 주는 운치는 그 아래 문화예술회관의 스카이라인과 어우러져 장승포항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고 설명했다.
거제문예회관의 건축미는 지난 2004년 한국 건축대전에서 ‘건축대상’을 수상한 건물이다. 애광원에서 내려다본 장승포항의 모습은 경남 100경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답다.
때문에 단순한 주거환경개선이나 경제성에 밀려 문예회관의 곁에 16층 아파트를 허가했다는 것 만으로도 미항 장승포항의 스카이라인이 크게 훼손된다는데 이론(異論)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진오 씨는 “거제문화예술회관의 재단 이사장직은 거제시장이 당연직으로 겸직한다는 점에서 거제시장이 자랑스러운 문예회관의 스카이라인을 망가뜨리는 ‘자해(自害)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파트 건축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애광원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문제의 아파트 건축허가 철회를 앞장서 요구하고 나선 분은 올해 아흔인 김임순(金任順) 애광원장이다. 김 원장은 문제의 아파트가 세워질 경우 애광원의 앞을 완전히 가리게 돼 애광원에서 생활하는 250여명의 지적장애인들은 장승포항을 내려다보며 멀리 수평선을 바라다볼 수 있는 조망권을 빼앗겨, 정신적 신체적 안정을 얻게 되는 ‘자연치유 환경’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애광원은 건축을 계획할때부터 지적장애인들이 앉은 자세로 바다를 바라다볼 수 있도록 설계된 한국 최고의 지적장애인 시설을 갖춘 국립 애광학교를 30여 년째 운영하고 있다.
애광원 측은 거제시가 문제의 아파트 건축허가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국가권익위원회에 장애인 집단 인권(조망권) 침해에 따른 피해 구제를 제소할 계획이다.
당장 27일부터 거제시청에서 허가취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유진오 씨는 “문제의 아파트 건축 허가지는 ‘상습 재해위험지역’이었는데 언제 어떻게 해제되어 또 다른 재해의 원인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등 장승포 지역민의 의문과 우려에 대해 거제시는 소상히 해명하고, 조망권 침해와 도시경관 훼손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에 대해 그 대안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