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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자 장수말벌 주의보
  • 입력날짜 : 2021. 08.22. 21:31
말벌집.
장수말벌은 여러 번 찔렀다 뺄 수 있다.

말벌 주의보는 추석 성묘가 낀 9월에 발령된다. 하루에만 벌집을 제거해달라는 요청(통계)이 800건 이상 몰린다.

말벌 중에서는 장수말벌의 덩치가 가장 크다. 어른 새끼손가락만한데 그만큼 힘이 세고 독성이 강하다.

벌초하다 벌에 쏘여 죽는 사고의 주범은 대부분 이 ‘종’이다. 독 속의 ‘만다라톡신’이라는 신경마비물질이 치명상을 입힌다고 한다.

또 장수말벌은 꿀벌의 집을 자주 습격해 양봉농가의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새와 사마귀, 거미 등도 공격대상이다.

천적도 있다. 개미핥기와 오소리, 곰, 때까치 앞에서는 꼼짝 못 한다.

특이한 건 먹잇감인 꿀벌이 가끔 역공을 펼친다는 점이다. 꿀벌 수십 마리가 장수벌을 에워싸고 날개 근육을 진동시켜서 썹씨 46도까지 열을 올린다. 이를 봉구열(峰球熱)이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데워서 죽이는 것이다.

장수말벌의 치사온도는 44∼46도다. 꿀벌은 50도까지 견딘다. 참으로 지혜롭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전술은 야외에서 활동하는 재래꿀벌이나 쓰지 집에서 키우는 양봉꿀벌은 흉내도 못 낸다.

말벌의 침은 주사바늘처럼 여러 번 찔렀다 뺄 수 있다. 한번 쏘고 죽는 꿀벌과 다르다. 독침은 원래 알을 낳는 산란관이었으나 생존법칙에 따라 공격용 무기로 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암컷에게만 침이 있다.
꿀벌.

우리나라에 사는 말벌의 종류는 30여종. 이 중 도심에 출몰하는 것은 장수말벌보다 작은 쌍살벌과 땅벌, 등검은 말벌 등이다. 처마나 벽 등에 집을 짓는 털보말벌도 ‘도시 거주자’다.

말벌 테러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자극적인 향수나 화장품을 피하고 청량음료와 과일 등 단 음식을 곁에 두지 말라고 조언한다. 밝고 화려한 옷무늬도 꽃처럼 보이므로 피하라고 한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뛰지 말고 제자리에서 최대한 낮은 자세를 취해야 안전하다. 어디서나 봉변(蜂變)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꿀벌은 개미와 더불어 근면함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꿀벌은 하루 동안 자신의 몸무게에 물을 마시고, 체중비로 인간보다 4배나 많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숨가쁘게 일한다.

꿀 1㎏을 얻기 위해 무려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다니는 그야말로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의 소유자다.

일류는 식품의 대부분을 여서기 얻는다. 그 경제적가치만 연간(통계자료; 380조6000여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말없이 중요한 노동을 하는 꿀벌이 지금 멸종의 기로에 서 있다.

이른바 ‘군집붕괴’ 현상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집나간 꿀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미스터리가 이어지면서 이미 북반구 꿀벌의 25%가 실종됐다.

그 원인에 대해 설이 분분하다. 살충제로 인해 꿀벌의 뇌가 손상을 입었다는 주장과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설, 그리고 꿀 채집원인 아카시아나무 급감설 등등∙∙∙ 이들 원인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이 개입됐다는 점이다.

생태계 질서의 중심에 있는 꿀벌의 가치를 안다면 이럴 수는 없을 터. 사과와 블루베리 커피 등 세계 100대 농작물의 71%가 꿀벌 수분에 의존한다.



구성옥 기자 newsmorning@daum.net        구성옥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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