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도의원 보궐선거(거제시제1선거구)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기류가 심상찮다.
윤영 국회의원 당선인이 후보난립으로 예상되는 당내 분란을 조기진압하기 위해 행사한 ‘공직후보자에 대한 의견개진권’이 입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거제시당원협의회(위원장 윤영)는 3일 운영위 표결을 거쳐 조기태 전 사등농협장을 이번 도의원 보궐선거 당협위원장 ‘의견개진’ 대상으로 정했다.

이날 운영위 표결은 윤영 당선인이 “공직후보에 대한 의견개진권을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해달라” 며 정식안건으로 상정했기 때문이다. 당협은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뛰어든 6명의 소견발표 등을 듣고 투표했다.
표결에 참가한 운영위원들은 당연직 의원인 시의원 등 15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한나라당 후보 공천경쟁에 뛰어든 김찬경 거제사회교육원장, 김대건 김기춘의원 보좌관, 김일곤 전 시의원, 천종완 전 시의원, 이형철 전 거제자원봉사협의회 회장과 함께 조기태 전 사등농협장도 포함됐다. 조기태 전 조합장은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은 상태다.

당내에서는 당협위원장의 '의견개진' 고유 권한을 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시킨 점과 공심위 서류접수전에 의견개진 대상을 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됐다.
이날 운영 당선인은 “경남도당에 공천신청(6~7일)을 할 때 등록비와 여론조사 비용부담 등을 줄이고 공천심사결과를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등 문제점이 많아 시 당 차원에서 후보자를 조정, 도당위원회에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고 운영위원들에게 설명했다.

또한 “이번 운영위의 결정은 도당에 전할 의견개진일 뿐이며 공천신청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그러나 하루 전 윤영 당선인이 조사의뢰한 것으로 알려진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공표하지 않았다.

“운영위 결정이 공천신청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당은 예비후보로도 등록하지 않은 조기태 전 농협장을 낙점했다. 나머지는 들러리라는 식의 여론조성이 뻔하다. 이는 분명한 ‘외압’”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윤영 당선인이 의견개진 권을 운영위에 위임한 것은 바람직했다. 하지만 도당의 공천신청 접수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예비주자만을 대상으로 표결을 강행한 것은 당선인 스스로 당이 정한 절차와 당원(후보)들의 권리를 통제하려는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공천신청에 들어가는 비용도 후보자들이 감수해야 할 문제다. 윤영 당선인이 남의 주머니 사정까지 일일이 염려할 필요는 없다. 고유권한인 의견개진 건이면 뜻대로 행사하지 괜한 짐을 운영위에 떠넘겨 오히려 피곤하게 만들었다”는 볼맨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운영위원은 “운영위 소집 하루전 ㅅ사무장의 전화를 받았다. 통상 운영위 소집목적 정도는 알리는데 고지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진행에 어리둥절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할 처지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번 결정이 한나라당 공천신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