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후회없이 사랑하자
  • 입력날짜 : 2004. 02.15. 19:31
하나, 서랍속 아주 오래된 일기장
"사랑을 오래도록 깨트리지 않고 간직하고 싶다면, 그것을 가슴 깊숙히 묻어 두는 것이다. 아주 소중하게….
사랑은 말로, 행동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은 가슴으로, 눈으로 고백해야 한다.
어리석게도 이미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이별의 전주곡’이 될 것이다.하지만 가슴속에 소중하게 묻어 둔 사랑은 영원히 퇴색되지 않은 채로 지닐 수 있을 것이다.
……
설령 사랑이 깨지더라도 고백하지 않고서는, 확인하지 않고서는 견딜수 없다면 그것이 깨진다 하더라도 고백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거란 확신을 가진후에 고백한다면 그것으로 더 이상의 충격은 받지 않겠지. 하지만 그런 용기를 가지기 전에 사랑을 고백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는것 같다.
……
책임이 따르지 않는 결과란 없는 거니까. 모든 말과 행동의 결과에는 책임이 따르는 거니까…."

둘, 발렌타인 데이
올해도 어김없이 그 날이 왔다.
아직까지 아무 일 (서른을 넘기면서 사람들에게 … “좋은일 없어?” 라는 말을 거의 매일 듣는다 ) 도 일어나지 않아 허무함의 바다에서 헤엄치던 나의 방 서랍 속 오래된 일기장에서 발견한 글이다.
젊음 하나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을 그 때에 나는 왜 가슴에 큰 상처하나 안은 사람처럼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일까?
그 결과로 나는 아직도 변변한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이렇게 늙어(?) 가고 있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나의 비겁함과 용기없음 때문이다.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잠재의식속에 자리잡고 있던 사상들….
‘나는 여자니까 결코 먼저 고백하면 안돼. 여자가 어떻게 먼저 사랑고백을 하지….’
그런 생각을 하며 주변에서 간간히 보던 ‘먼저 고백해서 사랑을 쟁취한 여자’들을 이상한 눈으로 보곤했다.
사람들의 그런 생각들이 많이 없어진지 오래지만 그래도 나처럼 용기없는 여자들에게도 매년 2월14일이면 “야! 너네들도 당당하게 사랑고백을 해봐!”하고 ‘발렌타인 데이’라는 멍석을 깔아 주지만, 사춘기를 시작하면서 맞은 발렌타인데이에 제대로 된 초콜렛 상자를 건네 봤던 기억이 없다.
이제는 누구라도 눈에 띄는 이가 생기면 바로 고백해야지…, 늘 생각하지만 그런 기회조차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오~호! 통재라….
올해도 눈물겹도록 꿀꿀한 발렌타인 데이를 보낸 나는 여타의 연인없는 짝짝이들처럼 “칫! 과자회사들의 상술에 놀아나고 있는 바보같은 사람들….” “돈 굳었네….” 하고 큰소리 쳐 보지만,
사랑을 속삭이고, 달콤한 초콜렛을 나눠 먹으면서 솔로인 나의 염장을 지르는 커플들을 보며 “올해는 나도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간절히 기도해 본다.
“연인들이여! 맘껏 사랑을 나누세요. 나중에 후회 없도록 누구라도 먼저 사랑을 고백하세요.”


추영화 기자 chujabi@lycos.co.kr         추영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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