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노숙여성 살인사건 쉬쉬하더니 결국
  • 입력날짜 : 2018. 11.02. 12:30
<모닝뉴스>가 최초 보도한 거제 신오교 50대 여성 살인사건이 대한민국을 놀라게 했다.

A(21)씨는 지난달 4일 새벽 2시30분께 거제시 중곡동 신오교 아래 옛 미남크루즈 선착장 인근에서 쓰레기를 줍던 노숙여성 B(58)씨 머리와 얼굴을 폭행한 후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하의를 벗겨 도로에 유기했다.

A씨는 노숙여성이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머리채를 잡고 무릎과 발로 얼굴과 머리를 수십 차례 때리고 도로 연석에 내동댕이치고는 다시 일으켜 주먹으로 폭행하고 상태를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폭행은 30여분간 반복해 B씨를 살해한 혐의다.

CCTV에 담긴 폭행 장면은 180㎝로 건장한 가해자가 30분 가량 키 132㎝에 체중 31㎏인 왜소한 피해자 머리를 집중적으로 구타했다. 피해자가 괴로워하는 장면을 살피기도 했다. 피해자는 사망 당시 얼굴을 알아보기도 어려웠다.

범인 A씨는 사건당시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CTV 자료만으로 A씨에 대해 살인의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난 11일 살인혐의가 아니라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사건을 살피던 검찰은 CCTV화면 분석을 통해 A씨의 폭행정도가 잔혹한 점에 주목했다. 검찰은 디지털포렌식 기법의 휴대전화 복원 등을 통해 사건을 좀 더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범인 A씨에 대해 4차례의 보강조사도 벌였다.

검찰은 20대 피의자인 A씨가 피해자인 노숙여성 B씨를 무차별 폭행해 피살하기전 인터넷으로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의 문구를 검색해 본 점으로 미루어 새벽시간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신오교 아래에서 쓰레기를 줍던 노숙여성 B씨를 범행대상으로 삼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결국 지난 29일 ‘상해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으로 죄명이 바뀌어 재판에 넘겨졌다.

<모닝뉴스> 는 지난 5일 오전 ‘신오교 살인사건’ 이라는 내용의 미확인 정보를 입수했다. 곧바로 사건확인에 나섰지만 “‘살인사건’은 없었다” 는 경찰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망사건’ 이 아닌 단순폭행이 과장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거제경찰서나 경남도경에서도 이 사건을 특정할 만한 보도자료는 발표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사건은 진정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돌맹이에 얼굴이 찍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는 등의 목격담이 시중에 나돌면서 ‘신오교 괴담’으로 확산됐다.

숨진 여성의 신원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10여일이 지나자 고현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그 여자가 신오교 아래서 살해당했단다. 그래 그래서인지 요즘 안 보이네. 20대 남자 둘이서 그 여자를 죽여서 세상에 도로에 끌고 다녔단다. 사건이 일어나고 30분이 지나서 경찰이 도착해서 죽었단다. 범인은 아직도 못 잡았단다. 겁이 나서 다니겠나” 는 등 소문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숨진 노숙여성 B씨는 왜소한 체격에 평소 특이한 화장과 복장을 하고 다니며 7년 이상 노숙생활을 이어온 탓에 고현에서는 상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알려져 있는 인물이었다.

학생들은 개그우먼 조혜련이 페러디 하기도 했던 영화 ‘반지의 제왕’ 에 등장하는 종족으로 불리기도 했다.

심지어 이 여성이 남자인데 여장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까지 나 있었다.

더 이상 흉흉한 소문이 시중에 나돌아서는 안 된다. 사실인지 아니면 루머인지 보도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재 취재에 나섰다.

취재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던 중 <모닝뉴스>는 숨진 여성이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무연고 사망자나 노숙인 관리부서인 거제시청 담담부서 확인을 통해 사건을 역추적 해 보기로 했다.

취재과정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이 여성은 거제시의 사례관리대상자(노숙)였다. 그리고 경찰역시 노숙생활을 해온 B씨의 신원확인을 요청해왔던 사실도 확인했다.

다시 경찰에 사건경위에 대해 취재를 나섰지만 취재당일(25일) 자체 행사(경찰의 날 산행) 때문에 형사담당은 취재가 불가능했다.

취재진은 더 이상 거제경찰서에서 협조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경남지방청 취재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닝뉴스>는 이날 ‘거제에 신오교 괴담 ‥ '카더라 뉴스' 로 확산’ 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최초 보도했다.

B씨의 사망사건을 첫 보도하면서 ‘행정이나 국가기관이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시민에게 전파하지 않을 경우 이같은 괴담이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SNS와 같은 사회관계망을 통한 카더라 뉴스로 양산된다. 한번 만들어진 괴담은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한 동안 왜곡된 소문으로 남아 계속 떠도는 특징이 있어 사회적 파장을 고려한 경찰의 공식적인 발표가 시급하다.’ 고 알렸다.

보도가 나가자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기보다 시민이 제압한 범인을 인계받은 상황이었다.

당시 범인을 제압한 20대 시민 C씨는 <모닝뉴스>에 “차를 타고 지나가다 누군가가 폭행당해 끌려가는 듯 한 모습을 목격했다” 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C씨는 “뭔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했고 다시 차를 돌려 신오교 아래로 갔다. A씨의 범행을 목격한 C씨와 친구들은 곧바로 휴대폰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를 제압하는데 모두 3명이 가세했다” 고 전했다.

<모닝뉴스>는 30일 ‘신오교 노숙인 폭행치사 시민이 범인 잡았다’ 고 후속보도를 이어갔다.

31일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모닝뉴스> 에 “상해치사 혐의로 송치된 A씨를 추가 조사해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고 밝혔다.

현재 이 사건은 방송과 신문의 주요뉴스로 등장했다. 경찰이 고의로 사건을 축소했다는 등의 불똥이 떨어지는가 하면 청와대청원까지 진행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팀 기자 newsmorning@daum.net        사건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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