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석 칼럼] ‘고교학점제’ 신중하게 추진해야
전 거제교육장
  • 입력날짜 : 2019. 02.02. 11:29
윤동석 전 거제교육장
우리나라는 해방 후 아주 척박한 환경 속에서 가난을 벗고 살기위한 노력에 모든 것을 쏟아왔다. 거기에는 교육도 큰 몫을 해 왔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경제 발전 속에서 우리의 교육은 위정자의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많은 교육과정이 여러 차례 변화되어 왔다.

하지만 올바른 성공을 이룬 제도는 없고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 속에서 대입에만 교육력을 몰두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미래 사회변화를 이끌어갈 교육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고교학점제’는 현 정부가 들어선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대선 교육공약 제1호이다. 학생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해서 이수하는 대학생처럼 배울 수 있게 하는 정책이다.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다. 경쟁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로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이다.

입시위주의 획일적 교육과정과 줄 세우기식 평가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고 고교체제 변화 및 대입제도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성공이 어려울 것이다.

기존 학교제도는 획일적으로 대량 공급 형 교육 시스템이기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뿌리 내릴 토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토양이 좋지 않아서 좋은 씨앗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미래를 대비하는 토양을 먼저 바꾸는 교육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추진단계는 1,2차로 나눠 3년간 시범운영 단계를 거친다. 2018년 100개교 시범 도입하고 일반고 30개교 직업계고 30개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2020년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선도학교를 추가 지정해 2021년까지 3년간 운영하고 문대통령 임기 말 2022년부터는 전면 도입을 발표하였다가 올해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들어가는 2025년에 전면 도입으로 3년을 연기하기로 발표한 것이다. 2022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세력에 결정을 넘기는 셈이다.

현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지난 7일에 발표하고 성기선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장도 신년사에서 올해 고교학점제 도입을 적극 연구한다고 발표했다.

경남 박종훈 교육감도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 새해 들어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한 ‘고교학점제 정책 추진단’을 출범시켜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발표한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 공약에만 집중해서 사활을 건 이상적인 고교학점제 추진의 현실에 교육부와 학교현장에서는 먼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너무나 많다.

고교 학점제를 성공하려면 몇 가지가 먼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첫째, 지난 정권에서 시행한 고교학점제와 같은 유형의 선택형 ‘전용 교과교실제’, ‘수준별 이동수업’의 교육과정 운영과 구조상의 한계를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국가적, 개인적 교육력 낭비를 줄이고자 학생들의 능력, 적성, 흥미에 따른 개인차를 고려하여 개개인의 성장잠재력과 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위해 심화보충 수준별 이동수업, 교과교실제를 시행하는 7차 개정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발표해서 2009년부터 시범 운영, 2014년까지 중·고교 전면 확대하기로 시행하여 왔지만 혼란과 구색 맞추기만 그치고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

둘째,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 고교체제를 개편하고 고교평가제도 개선, 대입과정 개선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이 사회 진출이므로 대입과정 개선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가 내신 상대평가 제도로 될 경우 대입을 위한 학생들은 과목에 따라 높은 등급을 받기위해서 적은 수강생 과목과 많은 수강생 과목의 차이로 인해 학생 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관계없이 수강생이 발생하고 경쟁을 부추기는 부정적인 결과 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역별, 학교별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의 학생 수, 학교시설, 교원 수급 등 많은 부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요건을 갖춘 학교의 학점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은 상대적으로 차별화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학교는 더욱 그렇다.

넷째 정부정책의 추진에 있어 학교 현장과의 소통과 공감이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있어서 학교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고 공감하는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의 요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현장과 정책이 동떨어지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과거 필자는 현장과는 다른 정책을 많이 경험했었다.

다섯째 국가적으로 교원증원과 교실 확충의 적극적인 지원이 선행되어야한다.
고교학점제 개설 과목이 늘어나면 교사의 수업과 평가 부담이 늘어나고 담임교사의 경우 진로 상담부터 선택교과설계, 학업관리 등 교원업무가 과중된다. 또한 교과 선택 교실이동수업 때문에 필요한 교실이 확충되어야 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창의, 융합형 인재를 기르고 자기의 적성과 수준에 맞는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교학점제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풀어야 할 난재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반드시 대통령 공약의 가시적인 실적만으로 너무 집착해서 서두르다간 전 정권처럼 교육현장에 더 큰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개별학생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 유연한 교육체제의 구축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는 것은 틀림없다.

고교학점제 도입실현 가능성에 바탕을 둔 문제들을 먼저 풀어나가면서 교원수급과 시설확충, 대학입시 제도개선, 내신평가 방법, 특목고 및 자사고 존폐의 체제개편, 도농격차, 학교서열화 등이 맞물러 교육체계를 흔들 수 있는 교육 대혁신이기 때문에 서두르지 말고 실패를 되밟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모닝뉴스 기자 newsmorning@daum.net        모닝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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