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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과 가슴 속 깊은 만족이 있는 외도
  • 입력날짜 : 2006. 05.26. 14:28
거제의 산자락과 어우러진 비너스가든.
거제도 여행의 백미(白眉)는 외도 관광이다. 외도를 찾는 이유가 어디에 있든 일년 내내 많은 사람들이 외도를 찾고 있다. 넓은 가슴으로 사람을 받아들이는 섬은 방문한 모든 사람들에게 마치 주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섬에서 어린이들은 잘 꾸며진 정원을 뛰어 다니면서 유명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착각하게 되고, 젊은 연인들은 알콩달콩한 사랑을 만드는 장소를 꿈꾸고, 나이든 분들은 편안한 여생을 보내는 모습을 상상한다. 즉 외도는 그 사람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을 주는 매력이 있다.

외도는 바깥섬이라는 뜻이다. 일운면 구조라리에는 안섬으로 부르는 내도와 바깥섬으로 부르는 외도가 있다. 둘은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섬의 생김새와 암벽의 높이에 따라 내도를 여자섬으로, 외도를 남자섬이라고 한다.

옛 이야기에 내도와 외도가 흐르는 바닷물에 몸을 맡기고 사랑놀이를 하고 있는데, 아침에 물 길러 나온 여인이 이 모습을 보고 섬이 떠내려 온다고 고함을 치게 된다. 이 바람에 섬은 지금의 자리에 멈추게 되었다고 한다. 남자 섬인 외도는 넓게 펼쳐져 강한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고 있고, 거북 모양을 하고 있는 여자 섬인 내도는 파도를 이겨내면서 쉼 없이 외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외도 조각공원의 모습.

외도는 거제도 본 섬에서 4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해상식물원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마치 지중해의 어느 섬을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이곳에는 30년간 피땀을 흘린 한 부부의 자연 사랑이 녹아있는 곳이다.

섬을 식물원으로 만든 고 이창호씨는 1969년에 낚시를 왔다가 이 섬과 인연을 맺게 된다. 그 당시 섬에는 8가구의 주민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조금더 편리한 육지 생활을 동경하고 있었다. 동시에 이창호씨는 자연 속에 살아가는 생활을 꿈꾸어 있어 서로의 뜻이 잘 맞아 떨어졌다.

1972년 섬을 구입하여 밀감과 사과나무를 심었다가 한파와 태풍으로 실패하게 된다. 그러다가 1976년 해금강에 인접한 이점을 활용하여 관광농원으로 허가를 받고 원시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약 5만평을 개간하여 수목원을 조성하였다.

원래 이곳의 주인인 동백나무, 후박나무, 아왜나무, 팔손이나무, 해국, 밀(갯)사초, 털머위 외에 향나무, 종려나무, 여러 선인장류, 금송, 은환엽유카리, 용설란, 장미 등 여러 종류의 식물을 심고 가꾸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들도 자연림에 잘 어울려져 있다.

외도의 계단식 화단.

외도는 유람선을 타야만 갈 수 있다. 유람선은 거제도 여러 곳에서 운항하고 있는데, 장승포(055-681-6565), 와현(681-2211), 구조라(681-1188), 학동(636-7755), 도장포(632-8787), 해금강(633-1352)선착장에서 큰 파도가 치지 않는다면 매일 출항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람선은 외도만 가는 것이 아니라 해금강을 경유하여 간다.

매표소를 지나면 외도 표지석을 만나게 된다. 이곳부터 동백나무와 후박나무로 이루어진 천연림, 잘 꾸며진 향나무와 종려나무에 의해 만들어진 산책로를 올라간다. 나무들 사이에서 사철 푸른 잎을 자랑하는 털머위와 밀사초가 고개를 내민다.

초록의 대궐길을 지나 가쁜 숨을 몰아쉬면 외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너스가든을 만나게 된다. 비너스가든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선인장과 꽃들이 있어 사철 아름답다. 특히 비너스가든은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 정원을 보고 만든 곳으로 장미가 피는 초여름에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은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을 주변 경관과 연결하여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좁은 면적과 인공미가 너무 많이 묻어 나온다고 불평을 하기도 한다. 비너스가든에서는 잘 꾸며진 정원과 주변의 망망대해, 멀리보이는 거제도의 산자락, 해금강의 절경, 같이 여행 온 사람의 행복한 얼굴을 보아야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다.

종려나무 숲길.

외도를 향해 은근하고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거북 걸음으로 걸어오는 내도처럼 천천히 꽃길을 걸어 외도전망대에 오르면 뭉게구름 가득한 대한해협 너머로 잃어버린 땅 대마도를 만날 수 있다. 가까이로는 해금강의 절경과 동쪽 섬 주변에 있는 공룡바위를 만날 수 있다.

섬의 동쪽에는 공룡바위 뿐만 아니라 여러 모양의 바위들이 모여 있는데, 이를 거제도의 소금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공룡바위에는 바다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여의주를 두 개 가진 욕심 많은 공룡이 하나를 버리지 못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또 공룡바위 주변에는 많은 공룡발자국화석이 발견되어 1993년에 도지정문화재자료 제204호로 지정되었다. 전망대에서 차한잔을 마시는 여유를 부린 다음, 조각 공원으로 발길을 옮기자. 여러 모양의 조각상을 보면서 내면의 순수성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외도의 북쪽 해안에서는 내도와 서이말등대가 바라다 보인다.

교목으로 자란 개비자나무와 동백나무를 뱀처럼 감고 있는 송악을 지나면 다시 비너스가든으로 내려가는 돌계단을 만나게 된다. 이 돌계단에 서서 멀리 바라보면 마치 해금강이 비너스가든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점차 계단을 밟아 내려가면 꽃의 정원인 비너스의 품으로 다시 안기게 된다. 그래서 이 계단의 이름이 천국의 계단이다.

천국의 계단.

외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이다. 심상에 젖어 시를 쓰거나 아름다운 풍광을 스케치할만한 시간은 아니지만, 느긋하게 섬을 한바퀴 둘러보기에 별 무리가 없다. 외도 기념품 판매점을 지나면 화랑이 나온다. 건물 벽 사이로 보이는 해금강과 거제도 산자락 및 학동해수욕장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원래 타고 왔던 배에 승선하게 되면 외도 관광은 끝나게 된다. 가물가물 멀어져 가는 외도의 모습을 보면서 섬에서 느꼈던 좋은 감정을 오랫동안 가지고, 그 감정이 삶의 활력소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김철수 기자 kcs1217@hanmail.net         김철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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