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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의 모습을 닮은 구조라와 내도
  • 입력날짜 : 2006. 06.03. 10:46
구조라에서 본 내도와 외도 전경.
지세포에서 와현 고개를 넘으면 망망대해를 바라볼 수 있는 와현해수욕장과 구조라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모래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으로 해금강의 절경을 마주보며 해수욕을 할 수 있다.

구조라 해수욕장은 길이 700m로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해수욕하기에 좋은데, 거제도포로수용소의 미군들이 처음 개발하여 사용하였다. 해마다 여름이면 개최되는 거제도의 큰 행사인 ‘바다로 세계로’는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열리며 사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특히 해마다 가을 추석 무렵이면 이곳 해변에 멸치가 떼로 몰려와 많은 사람들이 손으로 잡기도 한다. 달밤에 멸치가 모래사장에 올라와 퍼득이면, 하늘의 반짝이는 별, 바다에 쏟아지는 달빛, 해변의 멸치 비늘은 세 박자를 이루어 눈을 부시게 한다.

공고지에서 본 내도 전경.

구조라(舊助羅)의 지형은 북병산 줄기가 뻗어 내려 바다를 만나 잠시 줄어들었다가 다시 수정봉으로 솟아올라 있다. 북병산 정상에서 보면 수정봉이 자라 머리로 보이고, 구조라 마을이 위치한 곳은 자라의 목 모양으로 보인다.

그래서 예전에는 조라목, 조랏개, 조라포, 목섬, 목리, 항리 등으로 불리었다. 수정봉이 넓게 펼쳐져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였기에 예전부터 천연항구로서 사용되었다. 그래서 조선 성종 원년(1470)에 거제칠진의 하나로서 만호병정을 둔 조라진을 설치하였다. 임진왜란 이후인 선조 37년(1604)에 옥포진 옆 조라에 옮겼다가 효종 2년(1651)에 다시 지금의 위치로 돌아왔기에 구조라진이 되었다.

조라진이 주둔하던 곳에 만들어진 산성이 구조라성으로 둘레 860미터, 높이 4미터이다. 구조라성은 섬처럼 독립된 수정산의 북쪽 경사진 계곡에 자리잡은 포곡식 석축성으로 해안에서는 식별하기 어려운 지형을 이용하여 성을 쌓았다.

구조라 해수욕장.

이는 조선 성종 21년(1490)에 축조하였는데, 조선시대 평지읍성 구조와 큰 차이가 없다. 일부가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지만 지금도 성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고, 경상남도기념물 제204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구조라는 거제도의 남단에 위치하여 봄을 먼저 알리는 곳이다. 특히 봄이면 학공치 무리가 먼저 몰려 와 미식가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 곳이다. 길게 만들어진 방파제에 많은 사람들이 낚시대를 들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조선시대에는 일본(대마도) 가는 사절단이 이 항구에 머물면서 일기를 관측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외도와 해금강 관광을 위한 유람선이 매일 운항하고 있다.

또, 구조라에서는 하루에 세 번 상록수림으로 이루어진 내도를 갈 수 있다. 내도의 마을배(055-681-1043, 011-593-1043)가 왕복 운항하는데, 내도에서 3번(07:00, 12:00, 16:00), 구조라에서 3번(08:00, 13:00, 17:00) 있다.

내도 마을과 섬치 해수욕장.

외도의 몸을 바치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보호 받고 있는 여자 섬 내도는 상록수림이 잘 보존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거북이 모양의 내도는 면적이 29.5헥타르이고, 둘레는 약 3킬로미터이다. 면적이 적으나 예전부터 사람들이 살았다는 것을 1982년에 발견된 내도패총을 통해 알 수 있다.

내도패총의 특징은 가로 65미터 세로 30미터로 여러 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유적에서는 무문토기 조각, 홍도 조각 및 승석문토기(繩蓆文) 등이 발견되어 청동기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의 인류 문화를 알 수 있는 유적지이다.

지금도 이곳은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여 약 10여 가구가 물고기를 잡거나 염소를 키우면서 살고 있다. 한때는 20여 가구 이상이 살았는데, 교통이 불편하여 지금도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내도도 외도처럼 발전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내도는 문명의 혜택과는 거리가 멀어 자연에 동화되기를 원하는 일부 사람들만이 주말을 이용해 찾고 있다.

서이말등대서 본 내도 전경.

배를 타고 구조라항을 출발하면 강한 파도에 부딪친 배는 일엽편주처럼 불안함을 주지만, 흔들림 속에서도 해금강과 외도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과 하나 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부두에 배를 정박하면 동백나무와 팽나무로 둘러싸인 마을 입구에 내리게 된다. 마을은 거북의 꼬리 부위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앞에는 몽돌로 이루어진 작은 규모의 섬치해수욕장이 있다. 섬치해수욕장 건너에는 봄이면 수선화 무리지어 피는 공고지가 있다. 섬치해수욕장과 마을 사이에는 내도초등학교가 있었는데, 지금은 운동장의 흔적만 남아 있고 이 주변에 내도패총이 있다.

미리 연락된 민박집에 여장을 풀고 내도 섬 여행을 시작해 보자. 내도를 찾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목적에 의해 방문하고 있다. 하나는 상록수림으로 쌓인 내도에서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한 사람들이고, 하나는 가파른 절벽과 아름다운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기 위한 사람들이다.

외도에서 본 내도.

마을에서 거북의 등에 해당하는 부위로 오솔길이 놓아져 있어 정상에 오른 다음 머리 부위를 향해 나아가면 외도의 북쪽 해안과 뭉게구름에 쌓여 있는 서이말등대를 만날 수 있다. 거북의 머리에 해당하는 작은 봉우리에서는 외도의 전체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내도의 산림은 동백나무와 후박나무로 되어 있어 사철 아름다운 산행길이 된다.

내도의 참 맛은 구조라 항구의 불빛을 보면서 섬치해수욕장의 몽돌밭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파도 소리 들으며 삶의 활력소를 찾아가는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김철수 소개

김철수는 경남 산청의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2000년 국립경상대학교 대학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늪과 갯벌의 식물생태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체험학습자료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교육 및 식물생태학 관련 연구논문으로 40여 편이 있고, 여러 학술 및 연구 조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거제중앙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고, 2003년 행정자치부 신지식인에 선정되었다.
주요 논문에는 ‘박실늪의 퇴적과 교란에 따른 수생 및 습생관속식물의 군집동태와 생산성’, 저서로는 ‘늪 푹 빠진 내 친구야’(공저, 꿈소담이, 2004), ‘거제도’(대원사, 2006)가 있다.



김철수 기자 기자 kcs1217@hanmail.net         김철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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