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0.02.28(금) 11:46
English 日文 中文
신현은 무엇이고 고현은 무엇인고!
김철수의 재미있는 거제도 이야기
  • 입력날짜 : 2006. 06.16. 14:22
신현읍 전경.
다른 지역에서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거제도에 살고 있는 일부 사람들은 신현이 무엇인지, 고현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한다. 특히 외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의 경우 버스정류장은 고현이고, 도로 표지판에는 신현이라는 지명이 나와 전혀 다른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행정지명으로 이야기하면 신현읍 고현리이다. 일반적으로 쓰는 고을 이름으로 이야기 한다면 신현이 고현이고, 고현이 신현이다.

대체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그 지역의 중심지는 그 지역만의 문화, 전통, 역사를 깊이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곳이다. 그 뿐만 아니라 기존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득권이 주어지고, 생활의 편리성이 높기에 어디에서나 중심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거제면 명진리. 신라 명진현 치소로 추정.

신현과 고현이라는 지명에는 역사의 흐름과 왜구의 침입으로 거제시의 중심지가 옮겨 다닌 역사의 흔적이 담겨 있다. 이번 호에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거제시의 중심지가 이동된 경로를 따라가 보도록 하겠다.

정약용의 ‘아방강역고’에 따르면 삼한시대에는 거제도에 독로국이 있어 그 중심지는 지금의 사등성이다. 또 일본서기에 따르면 거제도를 사도도로 부르고 있어 사등성 일대에는 그 당시에도 많은 모래가 있었든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도 사등성 주변에 위치한 사곡 마을에는 모래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있으며, 한국전쟁 시 거제도포로수용소를 만들면서 이 지역의 모래를 이용하였다고 한다.

거제면 전경. 조선후기 거제부 관아가 있었던 곳.

신라 문무왕 17년(677)에 거제도의 지명을 상군이라 하고, 거노, 삼수, 매진이 등의 3속현을 두었다. 거노현의 중심지는 지금의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곳이고, 삼수의 중심지는 지금의 다대와 다포로 추정되고, 매진이현의 중심은 지금의 거제면 명진리로 추정된다.

그러다가 757년에 거제도 전체를 거제현으로 만들고, 아주, 송변, 명진의 3속현을 두었다. 이때는 거노가 아주현으로, 남쪽의 끝인 남수가 송변현으로, 매진이가 명진현으로 이름만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시대에 와서는 거제도를 기성현 또는 거제현으로 불렀는데, 중심지는 둔덕면 거림이었다. 이곳에는 도지정기념물 162호로 지정된 거제고군현치소(기성현 터)가 있는데, 신라와 고려시대의 목조건축물 터로 밝혀져 신라시대에도 이곳이 중심지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부면 다대. 신라 송변현 관아지로 추정.

고려 말 왜구의 침입으로 거제현은 거창의 가조현과 진주목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조선 세종 4년에 거제현이 복군되면서 중심지를 신현읍 수월리로 옮겼다가, 식수가 부족하고 장소가 협소하여 사등성으로 옮기게 된다.

세종 14년에 사등성은 좁고 농토가 적어 지금의 거제시청이 있는 자리인 고정부곡에 거제읍성을 마련하게 된다. 성종 20년(1489)에 거제부로 승격되었다가, 임진왜란으로 거제읍성(현 고현성)이 무너지게 된다.

현종 5년(1664)에 거제현을 현재의 거제면으로 이전하고, 기존에 있던 거제읍성을 고현성이라 지칭하고 그 지역을 고현면(지금 신현읍)으로 불렀다. 즉 조선초기의 거제 중심지는 현재 거제시청이 있는 고현성이었고, 조선 후기의 중심지는 현재의 거제면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거제부의 유적들인 기성관, 거제질청, 거제향교는 거제면에 있다.

둔덕면 전경. 고려 기성현 관아지.

1914년에 현재의 거제면은 거제면의 이름을 가지게 된다. 행정구역 조정에 따라 용남군과 거제군을 통합하여 통영군을 만들면서 한때 거제군의 중심지였던 이곳의 이름을 거제면으로 바꾼다.

그러다가 1935년에 장승포가 읍으로 승격되고, 1944년에 현재의 신현읍 자리에 고현출장소가 설치되었다. 1953년 1월 22일에 복군 될 거제군의 위치가 고현으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장승포읍에 임시 거제청사를 두었다가 1956년에 고현으로 옮기게 된다.

1963년에 고현출장소를 신현면으로 승격시켰고, 1979년에 신현읍으로 된다. 1989년에 장승포읍은 장승포시로 승격되었지만, 도농복합도시 건설로 인하여 1995년에 장승포시와 거제군은 합쳐져 현재의 거제시가 되었다.

사등성. 삼한 독로국 치소로 추정.

약 400년 동안 거제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신현읍은 교통의 중심지라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모여 들고 있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신현읍은 신현동, 장평동, 상동동, 중곡동, 수월동 등 5개 동으로 분동을 계획하고 있다.

만약 분동이 된다면 고현이라는 지명은 고현성에만 남아 있게 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신현이 무엇이고, 고현이 무엇이고 하면서 혼란스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신현읍. 고현읍성 위치.

아주동. 신라 아주현 치소.

장승포항 전경.


김철수 소개

김철수는 경남 산청의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2000년 국립경상대학교 대학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늪과 갯벌의 식물생태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체험학습자료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교육 및 식물생태학 관련 연구논문으로 40여 편이 있고, 여러 학술 및 연구 조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거제중앙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고, 2003년 행정자치부 신지식인에 선정되었다.
주요 논문에는 ‘박실늪의 퇴적과 교란에 따른 수생 및 습생관속식물의 군집동태와 생산성’, 저서로는 ‘늪 푹 빠진 내 친구야’(공저, 꿈소담이, 2004), ‘거제도’(대원사, 2006)가 있다.



김철수 기자 kcs1217@hanmail.net         김철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2 개)
독 자 의 견 제 목이 름작성일
2좋은 글 부탁합니다거제인2006.06.18 (09:27:54)
1너무 좋은 이야기들!남은미2006.06.17 (09:22:20)
 [1]
최신순 조회순 덧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