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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법도 법’ … 법은 행위를 우선 따진다
  • 입력날짜 : 2015. 09.04. 10:50
“모든 행위는 범죄다”

대학에서 법을 전공할 때 형법학 교수가 첫 시간에 했던 말이다. 지금도 뇌리에 박혀 있다.

어떤 행위가 범죄가 되려면 우선 법률에 규정된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법질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이며, 그 행위자를 비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위법성은 구성요건 해당성·책임성 등과 함께 범죄성립의 한 요건을 이룬다. 또한 위법성은 형법상 가치평가의 한 단계로서 그 판단대상은 위법한 행위이고, 판단의 척도는 법질서 전체인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법은 정당방위, 긴급피난, 자구행위 등과 같은 위법성 조각사유를 따져 범죄의 성립여부를 가늠한다.

최근 무상급식 원상회복에 나섰던 20여명의 학부모들이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이를 두고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와 ‘무상급식원상회복을 위한 거제시민본부’ 등은 3일 거제시청 앞에서 ‘무상급식 운동 옥죄기 목적의 경찰 과잉수사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 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당시 학부모의 시위로 거제를 방문했던 경남도의원들이 유람선 승선계획을 취소하는 바람에 손해를 입은 유람선업자가 시위대를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고소인의 고소내용에 대해 학부모들을 피 혐의자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이날 경찰의 과잉수사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한 단체는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와 대우조선 노동조합,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노동당, 정의당(준) 거제지역위원회,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한 거제시민본부 등이다.

그런데 왜 시민단체는 ‘서슬 퍼런 군사독재 시절에서나 있을 법한 과잉수사’ 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여론전을 펴고 있는 것일까.

집회결사의 자유가 있고 표현의 자유가 있다. 표현의 자유는 특정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도 있다. 그러나 공공의 이익이나 질서에 반하는 목적성을 띄거나 어떤 주의나 주장을 위해 자신들의 활동을 정당한 것으로 포장하려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선한 용기를 냈다면 법적 불이익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제3자의 피해에 대해서는 시민단체 또는 그 집회를 주도한 책임자가 마땅히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자신들의 권리 주장에는 선한 제3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의무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하는 일에만 매달리고 이일을 정치적 수사라는 여론전만 편다는 인상이 든다.

시민단체의 활동은 시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 시민단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시민은 없고 활동가만 있는 시민운동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신들이 말없는 다수의 시민을 위해 십자가를 지고 있는 것 이라고 착각해서도 안 된다.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또 선의든 아니든 집회로 인해 제3자에게 피해가 있었다면 그에 대한 보상문제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경찰의 조사에는 협조하고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은 법의 도움이 필요하면 법의 도움을 받아서 따져야 한다.

이번 일의 발단은 홍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이다. 그러나 거제에서 일어난 일은 현행법을 위반했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소크라데스는 ‘악법도 법’ 이라는 말을 남겼다. 법은 행위를 우선 따진다. 시민운동은 운동이고 법은 법이다. 예상치 못한 다툼이 생겼다고 해서 기본적인 법질서를 해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시민단체는 “도의원이 탄 차량과 사소한 마찰이 우발적으로 일어났을 뿐 도의회 연찬회 일정의 취소를 불러올 만한 물리적 방해 행위가 있지도, 가능하지도 않았다. 유람선사에서 영업방해로 학부모를 상대로 고소한 사건의 경우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한 도의회가 마땅히 책임져야할 부분으로 학부모에게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거리 선전전 대신 경찰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서용찬 기자 ycseo@morningnews.co.kr        서용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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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사요, 사설이요행인12015.09.04 (11: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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