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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연의 효용가치는 비교불가
박광호
  • 입력날짜 : 2017. 07.31. 14:10
박광호
올해 여름은 유난히 찜통입니다. 건강은 잘 챙기시며 일하시는지요?

요즘, 한낮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것이 사곡만 매립에 대한 거제 시민들의 관심인 것 같습니다. 본인은 최근에 황 도의원께서 기고하신 사곡만 해양플랜트 산단과 관련한 두 개의 기고문을 읽었습니다. 첫 번째 글에 비해 다소 격앙된 두 번째 글을 읽고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두 개의 글에서 황 도의원님의 주장은 진심으로 거제시의 발전과 조선해양산업의 부흥을 위한 바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환경운동을 해온 본인의 입장에서 바다 매립을 바라보는 데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또한 확인하였습니다.

우리 세대의 이익뿐만이 아니라, 미래세대와 교감하면서 미래세대와 공유한 자연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하는 우리세대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사곡만해양플랜트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오랜 준비와 일관된 계획 하에 추진된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에 진행된 사업으로 보입니다. 오랜 기간 일관된 계획 하에 진행되었다면 덕곡산단, 청곡산단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처음부터 사곡만으로 결정하고 진행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의 눈에는 뭔가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사곡만은 현 시장을 비롯해서 역대 거제시장께서 거제 시민의 휴식 공간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여 생태환경을 보존하고 가꾸어 온 곳입니다. 전임시장 재임 시에 해양수산부의 어촌체험 및 체류관광 사업지로 선정되어 65억을 투자한 곳입니다.

사곡만 해수욕장은 15만명의 시민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고현 장평 인근 지역의 유일한 해양 휴식 공간입니다. 그래서 역대 거제시장께서 국민의 세금으로 도심의 일상에서 피로를 풀 수 있는 친환경 놀이 공간 혹은 쉼터로 만들어 온 것입니다.

이것은 거제시의 작지만 의미 있는 역사이며,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엄연한 역사입니다. 또한 고현 장평 주민뿐만 아니라 거제시민의 자긍심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어찌 경제논리만으로 엎어 버릴 수 있겠습니까?

또한 실수요자 조합 구성원들의 면면을 보면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부지를 신청하였거나, 대우조선해양처럼 해양플랜트 사업의 축소 혹은 철수를 말하면서 5만평의 부지를 신청하는 것 등을 보면 시민들의 순수한 눈을 가리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둘째, 해양플랜트 산업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황의원님께서 오랜 기간 조선업계에 종사하시면서 최고경영자로서 경험한 전문성과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시하신 정보나 자료들은 권위 있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주장은 맞습니다.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동안은!

그러나 화석연료인 석유와 가스를 대상으로 하는 조선산업과 해양플랜트 산업은 거제시나 사곡산단을 추진하는 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거제 100년 먹거리’는 절대 될 수 없습니다. ‘거제 10년 먹거리’를 잘못 표현한 것이 아니라면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현재 지구상의 석유와 가스의 매장량을 수요로 환산하면 50년 전후에 고갈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매장량이 80%까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스웨덴 웁살라대학 연구팀의 발표는 차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지금 이 시각, 선진 각국은 석유 자원의 고갈에 대비하여 대체에너지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의 주된 관심은 석유가 될 수 없으며 대체에너지로 급속히 옮겨 가고 석유는 특정 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구실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바다를 매립하고 땅이 굳고 공장을 짓고 그리고 공장을 가동할 때쯤이면 거제시가 추진하는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전도 유망한 사업으로 세상에 남아 있을까 우려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셋째, 본인이 강조해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1992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178개국 정부대표가 참여한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 선언’이 있었습니다. 리우 선언 이후, 21세기에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이자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으로 인식되고 있는 개념이 지속가능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입니다. 미래 세대가 이용할 환경과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개발 혹은 발전 방향입니다.

오랜 기간 거제시 의원으로, 시의회 의장으로, 또 도의원으로 책임 있는 위치에서 유엔의 정신을 상기해 보셨을 것이며,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도 고민해 보셨을 것입니다. 사곡만은 해양생태계의 보고이며 거제시민의 공유자산입니다. 우리세대만의 자산이 아니라 미래세대와 공유하는 자산입니다.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유엔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사곡만의 매립은 불가능합니다.

오로지 개발업자의 논리로만 가능합니다. 미래세대의 효익을 훼손시키면서, 수천만 년 자연과 공생해 온 뭇 생명의 목숨을 끊으면서 아름다운 사곡 바다를 콘크리트로 덮어야만 거제시와 조선해양산업을 위한 일이 될까요?

한번쯤이라도 우리 세대의 이익에서 벗어나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온 자연을 후손들에게 되돌려 주려고 실천한 경험이 있으신지요? 어찌해서 거제시의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불도저로 산을 깎고 콘크리트로 바다를 매립해야 발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해양플랜트 산업의 미래는 짧다고 판단하지만, 산업단지 건설 자체를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 정도 ‘황금알을 낳을 거위’라면, ‘거제 100년 먹거리’ 아니 어느 찬성론자의 표현처럼 ‘천년의 보고’가 될 사업이라면 굳이 아름다운 바다를 매립할 것이 아니라 넓은 들판의 육지부를 선택하여 추진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대부분 윈윈하는 사업이 될 것이며 많은 시민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과거 60년대, 70년대의 개발 논리로는 세상을 이끌 수 없습니다.

순천만 갈대밭을 가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지금 그곳이 매립되어 비행장이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비행장과 갈대밭 어느 것의 미래효용가치의 합이 크다고 보십니까? 혹시 비행장이신가요? 현재 순천시는 순천만의 갈대밭을 세계 최고의 연안습지로 만들어서 그것 하나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가정원도 갈대밭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고요.

순천만 갈대밭은 매립을 좋아하던 높은 분들이 비행장을 만들려고 계획했던 곳입니다. 너무나 다행스럽게 한 두 명의 용기 있는 공무원과 지역 환경단체가 지난한 노력으로 갈대밭을 지켜내고 오늘날 세계최고의 가치를 지닌 연안습지로 만들었습니다.

본인은 사곡만을 보존해서 부산의 광안리 해수욕장 같은 아름다운 연안습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사곡 바다를 지키는 것이 우리 세대가 꼭 해내야 하는 의무이며 거제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본인의 작은 의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곡만 보존을 위해 싸워야 한다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결례가 될지 모르나 순천 갈대밭이나 창녕 우포늪이 거제에 존재하지 않은 것을 신의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넷째, 지구 온난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둘째 마디에서 언급해야 되는 것이지만, 너무 길게 전개되는 것이 불편할 것 같아서 이곳에서 말씀드리려 합니다. 아시다시피 지구 온난화는 지구가 따뜻해져서 좋다는 뜻이 아니라 지나치게 뜨거워져서 인간의 삶의 조건을 급속히 악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입니다. 이산화탄소의 주범은 화석연료입니다. 이산화탄소는 복사열을 가두기 때문에 지구를 가열시킵니다. 현재 지구상의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80ppm이며 0.038%에 해당합니다. 지난 1세기 동안 100ppm을 증가시켰습니다. 그 정도의 증가가 무슨 대수냐고 말씀하신다면 정말 곤란해집니다.

만약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1%가 되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지구는 펄펄 끓는 100°C가 됩니다. 그만큼 이산화탄소 농도의 미세한 변화가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화석연료에 의한 이산화탄소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것에 이 세상의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동의하고 그 실천 방안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화석연료를 캐내는 사업을 황금알을 낳을 거위라고 생각하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황 도의원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나, 본인은 우리세대가 석유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런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바다 자체가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지구에 존재하는 주요 탄소 싱크(sink:흡수계)는 오직 하나 뿐인데, 바로 바다입니다. 열대우림 등 육지 생태계의 파괴로 바다가 가장 장기적이며 안정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19세기와 20세기 동안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탄소의 약 48% 정도를 흡수하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바다를 매립해서는 안됩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Rajendra K. Pachauri)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장은 핵을 동반한 제3차 세계대전보다 더 인간을 파멸시킬 사건은 지구온난화라고 경고하였습니다. 남극 북극의 얼음은 이미 공포의 수준으로 녹아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핵심에 화석연료가 있습니다. 그래도 인류와 온갖 생명체의 미래를 파멸로 몰고 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황금알을 낳을 거위로, 100년 대계, 천년의 보고라고 믿으시는지요? 그런데도 수천만 년 동안 후세들이 향유할 천혜의 해양생태계를 눈앞의 이익을 위해 파괴해야 하겠습니까? 100년 먹거리라 한들 후손들이 누릴 수천만 년 동안의 효용 가치에 비견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만 배부르면 된다는 논리는 결코 아니시겠지요.

황종명 도의원님!
두 차례 기고문의 내용은 사익을 위한 주장이 아님을 믿는다고 서두에서 말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두 개의 눈을 준 것은, 하나는 내 삶을 위해, 또 하나는 이 지구 구성원을 위해 쓰라는 뜻이라 하였습니다.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 가며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서로 지혜를 나누며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건승하십시오.


서진일 기자 tyuop190@naver.com        서진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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