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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거제 아파트 살해범 경찰 대치 끝에 극단적 선택
  • 입력날짜 : 2019. 07.09. 16:41
브리핑 중인 거제경찰서 한종혁 형사과장
전처가 근무하는 회사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이 회사 전무를 찔러 살해한 후 20층 높이 옥상으로 달아나 경찰과 16시간 넘게 대치를 벌이던 피의자 A(45)씨가 결국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위기협상요원 6명과 범죄프로파일러 1명, 경찰특공대 11명을 투입해 밤샘 설득에 나섰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만 남긴 뒤 옥상 아래로 떨어졌다.

숨진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17분께 거제시 옥포동 전처가 근무하는 회사를 찾아가 복도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아내의 직장상사 B(57)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B씨의 딸이 이를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자 흉기를 소지한채 문이 잠기지 않은 아파트 옥상 20층으로 달아났다. 옥상에 머물면서 주위를 살피기도 했다.

A씨가 자살소동을 벌이며 옥상에서 던진 피 묻은 운동화

전처의 직장상사를 살해한 A씨는 20층 높이에서 떨어져 1차 2차 충격을 받고 에어매트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통해 A씨가 두차례에 걸쳐 범행동선을 살피고, 범행 2시간 전 회사 근처 상가에 잠복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범행도구로 흉기 2개를 준비하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도 설명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통해 A씨가 옥상에서 서성이는 것을 확인하고 제압을 시도했지만 A씨가 흉기를 든 채 "전처와 통화하고 싶다"고 요구하면서 자살소동을 벌여 긴 대치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A씨는 자살소동을 벌이던 오후 3시와 4시 사이 신고 있던 피묻은 신발과 휴대전화에 유서를 묶어 옥상 아래로 던졌고, 유서 내용은 전처와의 관계 등에 대한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이 에어매트를 철거하고 있다.

늦은시간 경찰이 A씨를 설득하고 있다.

거제경찰서의 보고를 받은 경남지방경찰청은 범죄프로파일러와 위기협상요원, 경찰특공대로 구성된 위기협상팀을 파견해 A씨 설득에 나섰다.

경찰은 "A씨가 전처가 다니던 대표와 전처의 내연관계를 의심해 범행을 주도했지만 A씨의 오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5월 협의이혼했고 이 과정에서 가정폭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A씨가 재결합을 요구했지만 아내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 4월 A씨가 자동차로 아내 C씨의 뒤를 따라다니는 스토커 행위를 한 사실도 알려졌다.

시민들이 불안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A씨가 20층 높이의 옥상 난간에 올라 흉기를 소지한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씨는 위기협상팀에게 개인 신상을 하소연하고,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 검거 전과 뛰어내리기 전 힘든 상황, 살아온 전반적인 심정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내용의 핵심적인 부분은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위기협상팀은 A씨가 불안증세를 보여 반복적인 설득을 통해 안정을 찾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A씨도 위기협상팀의 설득에 라면과 물을 마시고 기운을 차린 뒤, 담배와 외투 커피를 요구하는 등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9일 오전 6시를 앞두고 A씨가 긍정적인 답변을 보여 희망을 가졌지만 갑자기 돌변한 A씨가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후 뛰어내려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A씨의 유서가 담겼던 휴대폰. 20층 높이에서 떨어져 엉망이 됐다.

사건 현장. 폴리스 라인이 처져있다.

A씨가 추락할 것을 대비해 설치한 에어매트도 소용이 없었다. A씨는 에어매트가 없는 곳을 골라 추락하면서 유리창과 통로 지붕 두군데에 부딪혀 에어매트에 떨어져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범죄프로파일러와 협상팀을 동원해 A씨를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숨져 불기소처분(공소권 없음)으로 이번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사건 전후 행적과 범행 동기, 정신병력 등에 대한 수사는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밤샘 설득 끝에도 A씨가 결국 숨지면서 경찰과 소방당국의 상황대처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일었지만, 시설적·제도적 한계를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중론이 일고 있다.


조형록 기자 whwndrud11@naver.com        조형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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