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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해양플랜트 산단 불승인이 경제적
  • 입력날짜 : 2017. 08.21. 14:19
투자흐름도
1. 정부가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지정 신청>을 불승인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남 거제시 사곡만을 매립해서 해양플랜트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정부가 곧 심사할 예정입니다(주1, 주2).

이렇게 조성되는 산업단지 중 상당 부분을 (주)대우조선해양이 매입할 계획입니다(주3). (주)대우조선해양은 사기업이 아니라 정부가 최대주주로서 68.6%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주4).

더욱이 기업 부실로 수조원대 정부 자금을 수혈받아 연명하고 있는 대우조선이(주5) 산업단지 조성에 투자한다는 것은, 망해가는 기업이 정부 돈으로 땅 투기를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거제 해양플랜트 산업단지는 불승인되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자세한 근거를 제시하겠습니다.

2.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주)대우조선해양의 관련성?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은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일원 500만㎡(약 150만평)에 총사업비 1조 8천억원을 투입하여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주2).

이를 위해 약 100만평의 바다도 매립하게 됩니다(주6). 그런데, 이 바다는 거제시민들이 해수욕장으로 이용하고 있고, 해양수산부가 보호식물로 지정한 잘피(거머리말)가 가득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워둔 곳입니다(주7).

특히, 이 사업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동안 수조원의 정부 자금을 받아 왔고, 정부가 최대주주인 (주)대우조선해양이 약1700억원을 들여 이 땅 10만평을 사기로 했다는 것입니다(주8).

3. 대우조선은 사기업인가? 국민 세금이 얼마나 들어갔는가?

(주)대우조선해양은 정부가 68.6%의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주4).

즉, (주)대우조선해양의 주인은 결국 국민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이 사안에서 정말 중요한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신청한 주체는 (주)거제 해양플랜트 산업단지로서,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면 민간기업입니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참여 주체는 (주)대우조선해양인데, (주)대우조선해양은 정부가 소유한 기업입니다.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 따라 산업단지를 만들려고 하는 민간기업은 정부에 그 승인을 요청하고, 정부가 이를 심사해서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주)대우조선해양은 정부 소유이기 때문에, 정부가 신청해서 정부가 심사하는 셀프 심사의 꼴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대통령입니까? 천만에 말씀.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국가의 주인은 바로 우리 국민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들께 여쭙기 위해서 이 글을 쓰는 것입니다. (주)대우조선해양이 땅 투기를 하는 데 여러분의 돈 1700억원을 쓰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주)대우조선해양에는 그 동안 국민 혈세가 십조원이 넘게 들어갔습니다(주5).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주)대우조선해양을 이렇게 부실기업으로 만들어버린 주요 원인이 바로 해양플랜트 사업이라는 사실입니다(주9).

그런데도 (주)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사업을 더 확장하겠다면서 거제 사곡만에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만들 테니 돈을 달라고, 국민들에게 떼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4. 해양플랜트가 뭔가? 사업 전망이 밝은가?

해양플랜트는 바다에서 석유나 가스를 뽑아내기 위한 시설입니다(주10). 해양플랜트가 필요해진 이유는 육지에서 뽑아내던 석유가 점점 고갈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양에서 뽑아내는 유전도 1990년엔 수심 400미터, 2000년엔 1000미터, 2011년엔 2300미터로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주11).

그만큼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뜻도 되지만, 그만큼 채굴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석유 값이 올라가고 경쟁력이 떨어져서, 해양플랜트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뜻도 됩니다.

해양플랜트 산업은 결국 석유시대의 끝자락에 집착하는 산업입니다. 아무리 바다로 간다고 한들 석유는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당장 2030년이면 석유시대가 끝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주12), 그 때문에 선진국은 벌써 오래 전부터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거제시장님은 해양플랜트 산업이 거제 미래 100년을 위한 꿈이라면서, 얼른 바다를 매립하자고 하십니다(주13).

정부가 그래도 굳이 해양플랜트 산업을 살리고 싶다면, 땅 투기를 지원할 게 아니라, 기술 향상을 지원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직접 해양플랜트를 활용해서 석유나 가스를 채굴하는 ‘현장’을 확보함으로써, 그 현장에 우리의 기술로 해양플랜트를 세우고 운영도 하면서, 기술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더 합리적으로 들립니다(주11).

5. 산업단지 땅 투기는 문재인 정부 국정 기조와 일치하는가?

산업단지 조성이 아닌 기술력 투자를 통해 해양플랜트 산업을 지원하는 방안이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 기조와도 일치합니다.

2017년 7월 발표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22년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로 조선산업 활력 회복(해양수산부)’, ‘조선해양플랜트 연구원 설립으로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울산)’, ‘공공선박 발주·금융지원 확대, 조선산업 구조 고도화사업 지원(경남)’ 등의 정책 과제가 제시되어 있습니다(주14).

해양플랜트는 기술력이 떨어지다보니 출혈 경쟁을 하면서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합니다. 몇 년 동안 해양플랜트를 짓다보면 현장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이 추가로 많이 발생해서, 결국 판매 가격보다 원가가 더 커져 버립니다.

현장을 잘 알고 투입될 원가를 예측하는 것도 중요한 기술인데, 그런 기술력이 낮다보니 큰 손실을 얻게 되는 것이 그 동안 해양플랜트 사업이 부실해진 원인이었습니다(주11). 그러므로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데 투자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기조야말로 해양플랜트 산업을 살릴 수 있는 길입니다.

정부가 가진 예산과 인력 등의 자원이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곳에 자원을 쓰기 위한 방향이 국정운영 계획입니다.

그런데, 국정운영 계획 어디에도 해양플랜트를 위해 산업단지를 더 짓겠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당연하지요. 해양플랜트 산업단지가 굳이 필요하다면 경남 하동 갈사만(주15), 경남 고성 조선산업 특구 등에 땅값만 올려놓고 잡초만 무성한 산업단지가 넘쳐나는데(주16), 뭣 하러 아름다운 바다를 메우는 땅 투기를 다시 승인한단 말입니까?

6. 이 글의 목적이 뭔가?

저는 경남 통영에 삽니다. 옆 동네 거제도에 있는 (주)대우조선해양에는 제 친구들도 많이 다닙니다. 다른 기업이 하는 일에 이렇게 감 나라 배 나라 하는 것이 정말 옳은 일인지 몰라서, 이 글을 쓸지 말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특히 제 글이 마치 해양플랜트 사업 자체를 하지 말라는 말로 오해될 수도 있어서, 제 친구들이 섭섭하게 생각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저랑 비슷한 마음이었습니다. 오히려 (주)대우조선해양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이야말로, 자기 회사가 땅 투기에 돈을 낭비하는 대신, 기술력을 향상시켜 국제 경쟁력을 갖게 되기를 가장 절실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해양플랜트 산업단지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고 회사에 요구했습니다.

위대한 대한민국 정부에게 부탁 드립니다. 거제 해양플랜트 산업단지를 불승인해 주십시요. 그것이 대우조선을 살리고, 이 나라를 살리는 길입니다.

<장용창 박사/오션연구소 소장>

장용창 박사
<주석>
주1. 연합뉴스. 2016년 11월 16일.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연내 승인 날까
주2. 매일경제. 2016년 2월 15일. 거제 해양플랜트 산단 조성 탄력. 공유수면 매립 승인 (종합).
주3. 해양한국. 2014년 3월 31일. 거제시, 2020년까지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 추진.
주4. 전자공시시스템. 대우조선해양 2017년 6월 반기보고서.
주5. 조선일보. 2017년 3월 23일. '돈먹는 하마' 대우조선에 5조8000억 추가키로…총 13조원 삼켜.
주6. 연합뉴스. 2017년 2월 14일. 해수부, 거제 해양플랜트 산단 공유수면 매립 승인
주7. 거제중앙신문. 2010년 1월 22일. 사곡만 일대 ‘마리나 항 개발 확정’
주8. 거제타임라인. 2017년 7월 26일. 통영거제환경련 및 사곡만주민대책위, 삼성重앞에서 집회
주9. 조선비즈. 2015년 7월 30일. '해양플랜트 날벼락' 조선 빅3...고강도 구조조정 불가피할 듯.
주10. 위키페디아. Oil Platform.
주11. 에너지경제연구원. 2014년. 국내 자원개발 해양플랜트 산업의 과제와 대응 방안.
주12. 한겨레신문. 2015년 8월 6일. 15년 뒤, 석유 시대는 종언을 고한다
주13. 프레시안. 2017년 8월 2일. 권민호 경남거제시장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는 거제 미래 100년을 위한 꿈”
주14. 국정기획자문위원회. 2017년 7월.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주15. 경향신문. 2017년 4월 12일. 감사원, 하동군에 “갈사산단 조성 공무원 해임·전 군수 상대 손해배상 청구하라”
주16. 연합뉴스. 2016년 7월 6일. 경남 고성 '조선산업특구'…땅값만 올려놓고 잡초 무성.


서진일 기자 tyuop190@naver.com        서진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독 자 의 견 제 목이 름작성일
1배부른 소리거제 자영업2017.08.22 (13: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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